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, 나의 모든 기억이 사라지기를.
일상의 어느 순간, 나의 기억이 멈추어지기를.
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불안과 책임과 분노와 좌절과 자책과 후회가 한 점 없는.
오롯이 나 홀로 있을 그 어느 때로.
나의 기억이 그 어디메로 데려가 주기를 하루에도 수십번 기도한다.
지금의 현실이 너무 괴롭고 힘들 때면
영화 속 주인공들은 잘도 기억상실증에 걸리더니.
하물면 너무 큰 충격에 한낱 갈대처럼 픽하고 잘도 쓰러지더니.
인생은 영화같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.
나에게는 그 어떤 혼절도
그 어떤 기억상실도 없이
쓰나미처럼 들이닥치는 모든 것들을
맨 정신으로 때려 맞고 있다.
나를 보호해 줄 방파제라도 있으면 좋으련만.
그 방파제가 나의 기억을 송두리째 가져가면 좋으련만.
나는 오늘도 기도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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